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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 상품권 기다리다 고성·욕설…자갈치시장은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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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9-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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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소비 부진을 만회하고자 상품권 환급 행사를 시작했지만 시장 상인은 많은 이용객에 비해 적은 행사 진행요원 탓에 혼선이 빚어진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17일 낮 12시 부산 중구 자갈치현대화시장 3층 환급 센터.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수산물을 구입한 20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김 모(50대) 씨는 “가족과 함께 먹으려 횟감 3만 원어치를 구입했는데 1만 원권을 돌려준다고 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시에 따르면 오는 12월 15일까지 국내산 수산물을 구입하면 최대 4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산 수산물 2만5000원 이상 구입하면 온누리상품권 1만 원을 받을 수 있고, 5만 원 이상 구매 시 2만 원까지 받는다. 1인당 일주일 최대 환급 한도는 2만 원이고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참여할 수 있다.

참여 시장은 ▷자갈치현대화시장 ▷신동아수산물종합시장 ▷남포동건어물시장 ▷남천해변시장 ▷민락씨랜드시장 ▷동래시장 6곳이다. 이 중 자갈치시장과 신동아시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시범운영에 돌입했으며, 나머지 시장은 지난 15일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자갈치시장 상인은 일방적인 행사 진행으로 현장에서 매일 혼선을 빚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 방침상 환급 센터를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해 시간이 지나면 당일 환급을 받을 수 없어 화가 난 고객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뺀다는 것이다. 상인조합에 따르면 해수부가 고용한 아르바이트생 8명이 환급 업무를 보고, 사람이 몰리는 오후 시간에는 최소 1시간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상인조합은 평일 오전 1200여 명, 주말 2000여 명이 환급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자갈치시장조합 금봉달 본부장은 “오후 5시 전부터 기다린 고객에게 6시가 넘어서 환급 못 해준다고 말하면 고성과 욕설 등 항의가 빗발친다. 설명하다가 돌 맞을까 봐 겁이 날 정도다”며 “취지는 좋은 행사인데 현장 상황에 맞게 적어도 오후 6시 결제 영수증 건까지는 환급 처리를 해주는 등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시장 상인들은 오는 21일부터는 해수부가 제공하는 앱(해누리)으로만 환급 절차를 진행해야 해 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지금은 결제 영수증에 원산지(국내산), 어종, 상인 서명을 수기로 적고, 고객이 개인정보를 적어 제출하면 환급받는 방식이다. 조합 측은 휴대전화 조작이 서툰 고령층 상인이 많아 행사 운행 등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상인 윤모(70대) 씨는 “지금도 수기로 적느라 정신이 없는데 휴대전화 앱을 깔아서 정보를 입력하라 하니 엄두가 안 난다”며 “앱 사용법 익히랴, 입력하랴 장사를 제대로 할지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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