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유산’된 부산공동어시장… “유·무형 기록 남겨야” >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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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유산’된 부산공동어시장… “유·무형 기록 남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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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2-2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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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역사의 국내 최대 산지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하 공동어시장)이 부산미래유산에 선정됐다. 공동어시장은 내년 현대화 사업을 앞두고 있어 반백 년 역사를 품은 유·무형의 유산을 서둘러 기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공동어시장을 포함해 총 13건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공동어시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국내 최대 산지 어시장으로, 수산물 품질 고급화와 유통에 큰 역할을 했다”며 “또한 부산 시어인 고등어의 고향으로 불리는 등, 부산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장소”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미래유산은 부산 근현대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가 담긴 문화유산 중 미래 세대에 남길 가치가 있는 것을 뜻한다. 시는 2019년부터 매해 시민 설문조사와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부산미래유산을 선정하고 있다. 이번 신규 선정을 포함하면 부산미래유산은 총 85개다.

시는 부산미래유산임을 알리는 표식 설치, 홍보 영상 제작, 답사 프로그램 운영, 기록화 등을 지원한다. 2019년 부산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용두산공원은 사진과 구술 등을 모은 별도 책자가 제작됐다.


현대화 사업을 코앞에 둔 공동어시장은 기록화를 특히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동어시장은 개장한 지 50년이 넘으며 시설이 노후했고 열악한 위생 문제 등으로 해마다 경쟁력이 약해졌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시는 내년 3월 말에 건물 재건축, 위판 자동화 등을 포함한 현대화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제는 현대화 사업으로 공동어시장이 품은 유·무형의 유산이 상당 부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새벽 시간 생선을 크기에 따라 일일이 손으로 분류하는 ‘부녀반’, 위생과 선도 문제가 있지만 빠르고 대량 위판을 가능하게 한 ‘바닥 위판’, 산지 시장의 생동감을 잘 보여주는 중도매인의 ‘수지식 경매’ 등은 현대화 사업과 발맞춰 사라질 공동어시장의 대표적인 얼굴이다.

공동어시장 관계자는 “공동어시장은 지난 2014년 발간한 50년 사 책을 제외하고는 별도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면서 “수십 년간 국내 수산물이 가장 많이 거친 공동어시장의 전통과 문화가 곧 사라질 텐데, 이를 체계적으로 기록한다면 미래 세대가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어시장은 1963년 부산항 1부두에 ‘부산종합어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장했다. 이후 1971년 ‘부산공동어시장’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1973년에 현재 위치인 부산 서구 남부민동에 자리를 옮겼다. 위판장 면적만 4만 3134㎡에 달하며 150t급 어선 2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어 ‘전국 최대 산지 어시장’이라는 지위를 얻었다. 국내 연근해 수산물 중 30%, 특히 고등어는 80%가 공동어시장을 거쳐 전국에 유통된다.

한편 공동어시장과 함께 올해 부산미래유산에 선정된 유산은 △좌천동 방공호(역사) △중앙공원(도시) △부관연락선(산업) 가톨릭센터(문화예술)다. 생활문화 분야는 공동어시장을 포함해 △부산해녀 △부전시장 △고갈비 △부산진시장 △범일동 재봉틀거리 △초량돼지갈비골목 △봉래초등학교 △좌천동 가구거리가 선정됐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